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40% 덜 냅니다 — 근속연수공제부터 연금수령연차 10년까지
퇴직할 때 회사에서 받는 안내문에는 대개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퇴직급여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지급됩니다." 통장으로 바로 받고 싶은데 왜 계좌부터 만들라고 하는지 설명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한 줄이 세금을 꽤 크게 바꿉니다. 퇴직금을 현금으로 받으면 그 자리에서 퇴직소득세를 떼고, IRP로 받으면 세금을 떼지 않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돈을 연금 형태로 꺼내면 원래 낼 세금의 30~40%가 깎입니다. 순서와 기한을 알고 움직이면 손에 남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 퇴직급여가 300만원을 넘으면 원칙적으로 IRP 계좌로만 지급됩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제19조). 300만원 이하는 예외입니다.
- 퇴직일 현재 연금계좌에 있거나, 퇴직 후 60일 이내에 연금계좌에 넣으면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습니다(「소득세법」 제146조 제2항). 이미 뗐다면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공제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 → 기본세율 순서로 계산합니다. 오래 다닐수록 실효세율이 낮아집니다.
-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금 실제 수령연차 10년 이하면 퇴직소득세의 70%, 10년 초과면 60%만 냅니다(「소득세법」 제129조).
- 중간에 목돈으로 빼면(연금외수령) 감면은 없습니다. 이연된 세금이 그대로 따라옵니다.
왜 통장이 아니라 IRP로 나오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그렇게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제도(DB·DC)에 가입한 근로자가 퇴직하면 퇴직급여는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퇴직급여액이 300만원 이하이거나, 가입자가 55세 이후에 퇴직해 급여를 받는 경우 등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즉 계좌를 만들라는 요구는 회사의 방침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입니다. 퇴직 통보를 받았다면 IRP 계좌부터 개설하는 것이 첫 순서입니다. 어느 금융회사에서 만들지는 자유롭게 고를 수 있고, 나중에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내가 가입한 제도가 DB인지 DC인지에 따라 이전되는 금액의 성격이 다르므로, 퇴직연금 DB·DC·IRP의 차이를 먼저 확인해 두면 안내문이 훨씬 잘 읽힙니다.
퇴직소득세는 월급 세금과 계산 순서가 다릅니다
월급에 붙는 세금은 1년 소득에 세율을 곱합니다. 그런데 퇴직금은 여러 해에 걸쳐 쌓인 돈이 한 해에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이걸 그대로 1년 소득으로 보면 누진세율 탓에 세금이 터무니없이 커집니다. 그래서 세법은 근속연수로 나눴다가 다시 곱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눌러 둡니다. 국세청이 안내하는 계산 순서는 네 단계입니다.
- ① 근속연수공제를 뺀다
- ② 남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눈 뒤 12를 곱해 '환산급여'를 만든다
- ③ 환산급여에서 환산급여공제를 빼 과세표준을 구한다
- ④ 과세표준에 기본세율을 적용한 뒤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한다
③과 ④에서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하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한 해치로 환산해 낮은 세율 구간에서 세금을 계산한 다음, 근속한 햇수만큼 되돌려 놓는 구조입니다.
1단계 — 근속연수공제는 오래 다닐수록 커집니다
2020년 이후 퇴직분에 적용되는 표입니다. 근속연수의 1년 미만은 1년으로 봅니다.
| 근속연수 | 공제액 |
|---|---|
| 5년 이하 | 근속연수 × 100만원 |
| 10년 이하 | 500만원 + (근속연수 − 5) × 200만원 |
| 20년 이하 | 1,500만원 + (근속연수 − 10) × 250만원 |
| 20년 초과 | 4,000만원 + (근속연수 − 20) × 300만원 |
20년을 다녔다면 4,000만원, 30년이면 7,000만원이 처음부터 빠집니다. 같은 퇴직금이라도 근속이 짧으면 세금이 상대적으로 무거워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단계 — 환산급여와 환산급여공제
근속연수공제를 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누고 12를 곱하면 환산급여가 나옵니다. 여기에 다시 한 번 공제가 붙습니다.
| 환산급여 | 공제액 |
|---|---|
| 800만원 이하 | 전액 공제 |
| 7,000만원 이하 | 800만원 + (환산급여 − 800만원) × 60% |
| 1억원 이하 | 4,520만원 + (환산급여 − 7,000만원) × 55% |
| 3억원 이하 | 6,170만원 + (환산급여 − 1억원) × 45% |
| 3억원 초과 | 1억5,170만원 + (환산급여 − 3억원) × 35% |
환산급여가 800만원 이하면 통째로 공제되어 과세표준이 0이 됩니다. 근속이 길고 퇴직금이 크지 않으면 퇴직소득세가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이 구간 때문입니다.
실제로 얼마인가 — 세 가지 경우
위 순서를 그대로 대입해 계산한 결과입니다. 비과세소득이 없고 다른 공제가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 근속·퇴직금 | 과세표준 | 산출세액 | 실효세율 |
|---|---|---|---|
| 10년 · 5,000만원 | 1,360만원 | 68만원 | 1.36% |
| 20년 · 1억원 | 1,120만원 | 112만원 | 1.12% |
| 30년 · 2억원 | 1,760만원 | 345만원 | 1.73% |
20년·1억원을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을 빼면 6,000만원, 이를 20으로 나눠 12를 곱하면 환산급여 3,600만원. 환산급여공제는 800만원 + (3,600만원 − 800만원) × 60% = 2,480만원이므로 과세표준은 1,120만원입니다. 여기에 6% 세율을 적용하면 67만2천원, 이를 12로 나누고 20을 곱해 112만원이 됩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별도로 붙습니다.
IRP로 받으면 세금이 '나중에' 갑니다 — 60일의 조건
「소득세법」 제146조 제2항은 두 가지 경우에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퇴직일 현재 퇴직소득이 연금계좌에 있거나 연금계좌로 지급되는 경우, 그리고 퇴직한 뒤 60일 이내에 연금계좌에 입금되는 경우입니다. 이미 세금을 뗀 뒤에 넣었더라도 60일 안이면 환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계산되는 것이 이연퇴직소득세입니다. 산식은 '퇴직소득 산출세액 × (연금계좌 이체액 ÷ 퇴직소득금액)'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02조의2). 퇴직금의 일부만 IRP에 넣었다면 그 비율만큼만 이연된다는 뜻입니다. 원천징수의무자는 세금을 떼지 않거나 환급한 경우 퇴직소득 지급명세서를 연금계좌취급자에게 통보해야 하고(같은 영 제202조의3), 이 금액을 잘못 적으면 가산세가 붙습니다.
여기서 60일이라는 기한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퇴직금을 일단 통장으로 받고 "천천히 옮기지" 하고 미루다가 두 달이 지나면, 이미 낸 세금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연금으로 꺼내면 30%, 11년째부터 40%가 깎입니다
IRP에 넣어 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때 붙는 세율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연금 실제 수령연차가 10년 이하인 동안에는 이연퇴직소득세의 70%, 10년을 넘어선 뒤에는 60%만 원천징수합니다(「소득세법」 제129조). 30% 또는 40%가 깎이는 것입니다.
앞의 20년·1억원 사례라면 이연퇴직소득세 112만원이 연금 수령 10년 차까지는 78만4천원, 11년 차부터는 67만2천원으로 줄어듭니다. 오래 나눠 받을수록 유리한 구조입니다.
연금으로 인정받으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만 55세 이후에 연금 수령을 개시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나야 합니다. 다만 이연퇴직소득이 들어 있는 계좌는 이 5년 요건의 예외입니다. 또 한 해에 꺼낼 수 있는 금액에는 연금수령한도가 있어서, 한도를 넘겨 인출한 부분은 연금외수령으로 보아 감면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IRP에 내 돈을 추가로 넣어 세액공제를 받는 것은 이 이연퇴직소득과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두 갈래를 섞어 이해하면 계산이 어긋나므로,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900만원 편을 따로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세금을 당장 줄이는 대신 나중으로 미루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ISA 계좌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순서 정리
①퇴직이 확정되면 IRP 계좌부터 개설한다(퇴직급여 300만원 초과는 원칙적으로 IRP로만 지급) → ②회사에 IRP 계좌번호를 알려 원천징수 없이 이체받는다 → ③이미 세금을 떼고 통장으로 받았다면 퇴직일부터 60일 안에 IRP에 입금하고 환급을 신청한다 → ④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받아 근속연수와 이연퇴직소득세 금액을 확인해 보관한다 → ⑤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을 개시하고,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나눠 받는다 → ⑥10년을 넘겨 받으면 세율이 60%로 한 번 더 내려간다.
퇴직 시점이 만 55세에 가깝다면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함께 놓고 봐야 소득이 겹치는 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국민연금 조기수령과 연기연금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거·확인 시점 국세청 「퇴직소득세 계산방법」(근속연수공제 및 환산급여공제 구간표, 환산급여·과세표준·산출세액 산식) 및 「퇴직소득세의 이연」(이연 요건, 이연퇴직소득세 산식, 지급명세서 통보 의무), 「소득세법」 제129조·제146조 제2항, 「소득세법 시행령」 제202조의2·제202조의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제19조,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퇴직연금 항목(연금 수령 시 원천징수세율 70%/60%, 55세 및 5년 요건, 연금수령한도). 본문 계산 예시는 비과세소득과 그 밖의 공제가 없다고 가정하고 위 산식에 대입한 값이며, 지방소득세는 별도입니다. 2026년 8월 확인. 실제 세액은 회사가 발급하는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근속연수·퇴직소득금액과 개인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은 제도의 구조를 정리한 것이며 세무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국세청 홈택스 또는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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